전설의 'Mythos'가 공개됐다길래 들떴는데… 우리 손에 온 건 Claude Fable 5였습니다
며칠 직접 굴려보고 정리한, 광고 없는 솔직 후기.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이렇게 선명하게 갈리는 모델도 드물어요.
Anthropic이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최상위 'Mythos' 클래스를 공개한다는 소식에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막상 일반 사용자가 손에 쥘 수 있게 된 건 그 풀버전이 아니라, 안전장치를 단 기능 제한판 Claude Fable 5(별명 '베이비 Mythos')였어요.
실망부터 하기엔 일러요. 제한판이라고 해도 현존하는 공개 모델 중에서는 가장 윗줄에 있는 물건이거든요. 그래서 며칠을 직접 굴려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 잘하는 건 무섭게 잘하고, 못하는 건 충격적으로 못합니다.
Mythos와 Fable 5, 뭐가 다른가
둘은 사실상 같은 엔진입니다. 차이는 '누가 쓸 수 있느냐'예요. 풀버전 Mythos는 승인된 일부 기관 전용이고, 우리가 쓰는 Fable 5는 거기에 안전 분류기(classifier)를 얹어 일반에 푼 버전입니다. 성능 자체는 거의 그대로 물려받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가격이 미쳤습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 지갑부터 챙기셔야 합니다. 100만 토큰 기준 입력 $10, 출력 $50. 게다가 같은 작업이라도 토큰을 빨아들이는 속도가 기존 모델의 약 2배예요. 성능값을 톡톡히 치른다는 뜻입니다. "비싸도 압도적이면 OK"라는 분만 따라오세요.
잘하는 건 진짜 잘합니다
먼저 칭찬부터. 이 모델은 '집요한 베테랑 엔지니어' 그 자체예요. 특히 빛나는 영역은 이쪽입니다.
👍 Fable 5에게 맡기면 좋은 일
- PDF 문서 분석·포맷팅 — 아이 필기용 PDF 레이아웃을 시켰더니 여백과 간격이 기존 Opus 4.8보다 훨씬 깔끔했어요.
- 고난도 기술 문제 해결 — 깊은 조사와 디테일이 생명인 작업에 강합니다.
- 며칠짜리 장기 코딩 프로젝트 —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실행력이 일품.
근데 디자인은… 충격적입니다
여기서부터 반전이에요. 머리가 너무 좋은 엔지니어 특유의 '융통성 없음'이 오히려 독이 됩니다.
👎 Fable 5에게 맡기면 안 되는 일
- 프론트엔드·UI 디자인 — 회색·검정·빨강 윤곽선 위주의 결과물. 프롬프트를 아무리 다듬어도 크게 안 나아졌어요.
- 기획서·스펙 문서 — 세부에 집착하느라 너무 방대하고 복잡해서, 사람이 숲을 보기 힘들 만큼 가독성이 떨어집니다.
"자율 에이전트"는 아직 시기상조
"며칠씩 스스로 돌아간다"는 자율 오케스트레이션도 기대했는데, 실제로는 3시간쯤 지나면 프로세스가 멈추거나 버그가 났어요. MVP(최소 기능 제품)를 만들라고 하면 정말 문자 그대로 '최소한'만 내놓는, 지나치게 보수적인 면도 있고요. 완전 자율은 아직 더 익어야 합니다.
재밌는 안전장치 하나
이건 인상적이었어요. 사이버보안·생화학 등 위험 소지가 있는 요청을 감지하면, 그냥 작동을 멈추는 게 아니라 더 안전한 하위 모델인 Opus 4.8로 우아하게 전환(graceful fallback)해서 작업을 이어갑니다. 멈추지 않고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에요.
결론: 한 모델에 다 맡기지 말고, 섞어 쓰세요
제가 내린 답은 '스태킹(stacking)'입니다. 비싸고 강한 Fable 5를 모든 곳에 쓸 필요는 없어요.
기획서와 UI 디자인은 가성비·창의성 좋은 Opus·Sonnet에게.
이렇게 역할을 나누는 게 가장 효율적이었습니다.
이 글, 사실은…
마지막으로 고백 하나. 이 글과 함께 올린 카드뉴스 10장, 기획부터 이미지까지 전부 AI로 만들었습니다. 잘하는 일에 제대로 맡기면 이 정도가 나와요. 도구의 한계를 알고 역할만 잘 나눠주면, 비싼 모델도 충분히 본전을 뽑습니다.
AI 도구를 실제 업무에 어떻게 녹여 쓰는지, 광고 없는 후기로 계속 정리해 올립니다.